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소 폭파로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주목받는 영화가 있다. 올여름 개봉하는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이다.
강철비2: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이하 ‘강철비2’)는 북핵을 소재로 대한민국의 분단 현실에 날카로운 상상력을 들이댔던 ‘강철비’의 속편. 연출한 양우석 감독과 주연한 정우성 곽도원이 전편에 이어서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강철비’는 북핵의 위협으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되던 시기에 개봉해 445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최근 올여름 개봉을 확정한 ‘강철비2’ 또한 공교롭게도 경색된 시국과 맞물리게 된 상황이다.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 내 우리 측 시설물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 시설물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에 근거해 마련된 남북 소통 채널. 4.27 선언으로 기대됐던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는 북한의 공동연락소 폭파로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강철비2’가 남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강철비’가 북한의 쿠데타 발생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남한으로 넘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면,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한의 쿠데타가 발생해 세 정상이 납치되는 상황을 담는다. ‘강철비2’는 이야기의 중심축에 미국을 끌어들여 남북을 둘러싼 강대국 간의 역학관계를 전편보다 더 확장해 조명할 것으로 기대된다. 속편이 나오는 사이에 한반도는 미중 무역전쟁, 한일 무역분쟁 등 주변 정세의 급변으로 평화를 위협받고 있는 현실. 영화가 그려낼 한반도의 운명이 현 시국과 얼마나 맞아떨어질지 관심이다.
전작인 '강철비'가 북한 쿠데타 발생 직후, 북의 최고지도자가 남으로 넘어온다는 신선한 발상으로 시작해, 남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북의 특수요원 사이의 강철 '케미'로 평화로 가는 새로운 행로를 보여주었다면,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 북, 미 정상회담장에서 북한 쿠데타가 발생하고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된다는 발상의 업그레이드와 확장된 스케일을 예고한다.
한반도를 넘어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미, 중 갈등과 일본의 견제 등 동북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운명으로 문제의식을 확장한 '강철비2: 정상회담' 티저 포스터는 정상회담장에 마주 앉은 세 정상과 이들을 지켜보는 북의 쿠데타 주동자인 호위총국장을 강렬하게 담았다.
70년에 이르는 전쟁 상태를 종식할 평화협정이라는 목적은 같지만, 서로 원하는 바가 다른 남, 북, 미 정상. 그리고 평화협정에 반대해 쿠데타를 일으킨 호위총국장까지. 네 배우의 대치는 정상회담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 임박한 전쟁 위기 속 이들이 어떤 운명을 맞이할 것인지 드라마틱한 앞날을 궁금하게 한다.
포스터와 함께 공개된 '강철비2: 정상회담' 티저 예고편은 정상회담으로 시작해 북의 쿠데타와 북핵 잠수함 백두호에 세 정상이 감금된 이후 상황, 그리고 각국의 이해관계가 뒤얽힌 독도 앞바다 속 치열한 수중전까지 영화의 실체를 보여준다. 특히, 정상회담에 임한 대한민국 대통령 정우성, 북 위원장 유연석, 미국 대통령 앵거스 맥페이든과 평화협정에 반대해 쿠데타를 일으킨 북 호위총국장 곽도원의 영화 속 모습을 최초로 공개해 눈길을 끈다.
‘강철비2’는 정우성과 곽도원이 전편에 이어서 다시 나오되 맞바뀐 입장이 눈길을 끈다. 전편에서 북한의 특수요원을 연기했던 정우성은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전작에서 남한의 외교안보수석을 연기했던 곽도원은 북한의 호위총국장으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여기에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인기를 끈 유연석이 북한의 국가원수로 새롭게 등장하며, ‘브레이브 하트’ ‘잃어버린 도시 Z’ 등에 출연했던 앵거스 맥페이든이 미국 대통령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라 할 북 위원장 역의 유연석은 날카로운 눈매와 실감 나게 구사하는 유창한 북한 말로 눈에 띈다. 미국 대통령 역은 '브레이브하트'와 '잃어버린 도시 Z' 등으로 한국 관객에게 알려진 앵거스 맥페이든이 맡았다. 그는 최강대국인 미국 대통령에 걸맞은 육중한 외모와 달리 막말도 서슴지 않는 직구 스타일로 극에 활기를 더한다.
독도 앞바다에서 펼쳐질, 세 정상이 납치된 북핵 잠수함 백두호와 미국 그리고 일본 잠수함까지 뒤얽힌 수중전은 영화 속에서 전쟁 직전에 처한 한반도의 상황과 맞물리며,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선보일 실감 나는 잠수함 전의 스펙터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