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다이허 회의 시진핑 장기집권 길 여나

 

중국 공산당의 지도부 선출 과정은 세계에서 가장 은밀한 것으로 유명하다. 5년마다 한 번씩 전국에서 모인 대표들이 중앙위원 200여 명, 정치국원 25명, 상무위원 7명 등 피라미드형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어떤 식으로 정견을 발표하고 득표 활동을 하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분명한 사실은 치열한 권력투쟁이 이제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다

 

중국 허베이 성() 북동단 친황다오() 시() 해안에 있는 휴양지. 해양성 기후이기 때문에 한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23℃ 전후로 서늘하다. 청나라 말기에 친황다오가 개항되면서부터 외국인 휴양지가 되었으며, 청나라 황실도 정식으로 피서지로 정하였다. 제2차 세계 대전 후에는 국민 휴양지로 성격이 바뀌었다.

 


 

중국 지도부가 매년 여름 베이징에서 동남쪽으로 300km 떨어진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피서를 겸해 여는 회의. 1954년 마오쩌둥 주석이 처음 이곳에서 회의를 연 이후 연례행사가 됐다.


1958년 열린 회의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확대회의 성격으로 열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대약진운동’의 전개를 공식 결정한 것으로 유명하다. 1990년에 덩샤오핑(鄧小平)이 보수파의 저항을 돌파하여 개혁-개방정책의 기반을 공고히 한 것도 바로 여기에서였다. 이곳에서 합의한 사안은 그해 가을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결의형식으로 공개되고 이듬해 봄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구체적인 정책으로 모습을 갖춘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국가 법률에서 정한 공식회의는 아니기 때문에 회의 개최가 사전 공고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매년 열리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주요 의제에 대한 사전 조율작업뿐 아니라 최고위층의 인사문제가 논의되는 등 중국의 권력이동과 정책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을 구심점으로 하는 제4세대 지도부는 2003년 여름 사스(SARS)로 고통을 겪는 인민들을 배려해 베이다이허 회의를 처음 폐지한데 이어 2004년에도 베이다이허 회의를 열지 않은 바 있다. 그러나 2006년 8월 재개된 이후부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최근 리펑 전 총리를 비롯한 중국 전·현직 지도부가 베이다이허에 속속 집결해 '최후의 일전'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의 하계 회합으로, 매년 7~8월 허베이성 친황다오시에 있는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 비공개로 개최된다. 보통 7월 말 정치국회의가 끝난 뒤 시작해 열흘 정도 이어지는데 올해도 지난 25일 정치국회의가 폐막한 것을 감안할 때 이르면 이번 주말 회합이 시작될 전망이다.

예년 같으면 당정 고위급 인사와 주요 국책사업, 거시경제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하지만 올해는 최고지도부를 개편하는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주요 계파 간 권력 배분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의 '원톱 체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각 계파와 원로들이 어느 정도 수긍할지가 관건이다. 기존에 알려진 세력 구도는 '즈장신쥔(之江新軍·시진핑의 저장성 서기 시절 관료인맥)'을 비롯한 시진핑 친위 세력, 장쩌민 전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상하이방,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공청단파로 나뉘었으나 갈수록 균형추가 기울고 있다. 상하이방은 이미 반(反)부패 칼날을 맞아 다수가 제거된 상태인 데다 91세 고령의 장 전 주석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청단파 역시 시진핑 정부에서 예산 지원이 축소되고 결속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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